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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속에 이는 바람

어둠이 내리는 시간



어둠이 몰려 오는 시간이었다.


흐린 하늘 아래 펼쳐진 Gran Canale를 바라보았다.


곤도라들이 정박한 선착장으로 파도들이 몰려와서 휴식에 빠져있는 곤도라들을 흔들어 깨워서 자그락 자그락 소리를 내었다.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의 베네치아의 어름짱 같은 바람은 결코 가볍지않은 외투 속을 파고 들어와 체온을 빼앗아 갔다.


그 바람에 다시 옷깃을 올리고 온 몸을 꽁꽁 여미었다.


한참을....... 아득히 멀리 회색 구름 사이로 터져나오는 여린 붉은 노을이 다 사라지고............


떨어지지 않는 발은 결국 어둠이 내려와 모든 것들이 사라져가는 시간을 지켜보게 했다.


오렌지 빛 가로등이 켜지는 순간에서야


나는 알았다.....


그 모든 순간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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