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속에 이는 바람

여름, 어느날

작은나무야 2016. 9. 26. 22:48




그 너머에 보인 것은 흐드러진 꽃들의 비명 같았다.

따가운 햇살에 지칠대로 지친 몸을 잠시 걸 터 앉은 대청 마루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붉은 손짓들이 바람에 흔들리다가 이리 저리 비명 같은 소리를 냈다.

아니 그것은 차라리 흐느낌 소리 같았다.

아니면
그것은 웃음 소리 엇을지도 모른다.

마른 바람이 불어오는 오후,
모든 것이 숨어 버린듯한 나른한 시간......
머리를 들어 떠가는 구름을 본다.
현기증이 나듯 어지럼 속에서 그 소리의 기억이 몰려 왔다.


땀에 젖어 버리고 지쳐버린 몸이
너른 처마 밑, 너른 대청 마루에 기대어
한 조각 서늘한 숨을 얻어 쉴때에

사각 사각 소리를 내면 그 꽃들이 웃었다.